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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스쿨
창업사례
  보험사 입사 9년 만에 팀장… 치킨점 창업 6개월 만에 매출 ‘톱’

[ BHC 수원 정자2지구점 신현정 점주 ] “고객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창업 전

1989년 대학을 졸업하고 손해보험사(쌍용화재)에 들어간 신현정(43·사진 왼쪽))씨는 기획, 영업전략, 마케팅, 홍보 등 여러 업무를 맡았고 그때마다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진급도 동기들보다 빨라 97년 입사 9년 만에 팀장(과장급) 자리에 올랐다. 서울 강남지역과 충청 이북지역의 보험영업을 지원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해 말에 터진 IMF는 신씨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신씨의 역할은 동료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데서 그들의 일자리를 ‘뺏는’ 역할로 바뀌었다.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별하는 ‘악역’을 맡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른바 ‘살생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죠. 어제까지만 해도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이 거리로 나앉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인 고뇌가 왜 없었겠습니까. 제 손에 의해 100여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계약직으로 바뀌었으니까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 모릅니다.”

하나둘씩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의 모습에서 신씨는 멀지 않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언젠가 자신도 회사로부터 ‘팽’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설상가상으로 팀장이라 노조원 신분은 아니었지만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노조일에 관여하다 신씨는 ‘미운털’도 박혔다.

장사는 ‘목’이 최우선

이래저래 그는 98년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수입의류업체서 회계·경리담당자로 근무하며 억대 연봉을 받고 있던 아내(유옥선·39)가 있었기에 당분간 생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늘 독립을 꿈꾸면서 살았지만 막상 회사를 나와보니 모든 게 막막했다. 직장 생활의 경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자신이 마치 무능력자처럼 느껴졌다.

겨우 마음을 수습해 98년 새로 시작한 일이 사진관이었다. 동생이 사진작가여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사진관은 그럭저럭 운영이 됐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여서 장래성이 없어 보였다.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했다. 평소 외식업에 관심이 많았던 신씨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것이 바로 치킨 전문점.

“동네마다 치킨 전문점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아이템인데다 점주가 조금만 노력하면 웬만해서는 망하지 않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살펴보다 콜팝치킨이라는 차별화된 메뉴가 있는 BHC가 가장 상품성이 있어 보이더군요.”

신씨는 BHC 본사와 물류센터는 물론 가맹점 15군데를 방문해서 맛은 균일한지, 장사는 잘 되는지 꼼꼼하게 관찰한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입지였다.

BHC는 치킨뿐만 아니라 햄버거, 콜팝치킨과 같은 패스트푸드를 비롯해 스파게티, 돈가스 등 푸드메뉴를 함께 판매하다보니 경쟁상대가 많은 편이다.

신씨는 BHC가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틈새시장을 파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동인구가 많으면서도 경쟁업체를 피해갈 수 있는 곳을 중점적으로 물색했다.

그는 고민 끝에 분당, 용인, 수원 등지에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 아파트단지를 선점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분당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주민들이 입주한 지 얼마되지 않은 수원 정자2지구가 적지였다.

2001년 겨울부터 입주를 시작한 정자2지구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인데다 대형 상권과 다소 떨어져 있고, 주민들 대부분이 30∼40대 초반으로 소비수준도 높은 편이다. 자녀들이 대부분 초등학생이거나 중학생인 것도 감안했다. 신씨는 현재 점포가 입주해있는 상가 건물 앞에서 3박4일 동안 죽치고 앉아서 유동인구와 나이, 구매행태 등을 파악했다.

“장사를 직접 해보니까 브랜드보다는 ‘목’(상권 및 입지조건)이 더 우선한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아파트로 폭 둘러싸인 상가인데다 아이들이 등하교시 지나가는 길목이어서 패스트푸드 치킨 전문점으로서는 꽤 괜찮은 입지조건이라고 생각됐습니다.”

창업 후

신씨는 BHC 가맹점 평균 창업비용인 1억원보다 조금 많은 1억3,000만원을 들여 2002년 7월16일 매장을 오픈했다. 봄에 회사를 그만둔 아내도 합류했다. 이미 같은 상가에 BBQ, 에디슨, 처갓집 등 치킨 전문점이 입점해 있었지만 신씨는 8월에 1,200만원의 매출을 올려 비교적 무난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동네꼬마 영어이름까지 기억해

인기 메뉴는 역시 콜라와 치킨을 한 용기에 담아서 파는 콜팝치킨이었다. 하루 평균 100개에서 200개가 팔려나간다. 하루 700개까지도 팔아봤다. 정자2지구점의 경우 내점고객 비율이 60%로 배달주문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대로 다른 치킨 전문점에 비해 낮다. 대신 콜팝치킨,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스파게티, 돈가스 등 푸드메뉴의 비중이 높다.

신씨는 우선 아이들의 환심을 사는데 주력했다. 내점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은 주로 2,000원짜리 콜팝치킨을 사가기 때문에 사실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을 소홀히 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을 만족시키고 단골고객으로 만들어야만 집에서도 부모들을 졸라 배달주문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콜팝치킨을 사주면서 자연스레 치킨도 주문하게 된다.

5명이 돈이 없어 900원짜리 감자튀김을 하나 주문하면 1만원짜리 치킨 한마리를 공짜로 주기도 했다. 버릇이 될까봐 자주 그러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의 호감을 사기에는 충분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학부형인 신씨는 매장을 방문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물론 별명도 일일이 기억해 친구처럼 지낸다. 심지어 영어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영어이름까지 기억해서 가끔 불러주기도 했다.

“고객들의 입맛과 취향을 기억하는 것은 기본이죠. 심지어 아이들이 먼저 자신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맞춰보라고 저를 시험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주위에 경쟁업체가 새로 공사를 시작하자 장사가 안되면 어떡하냐며 먼저 걱정해주더군요.”

BHC 수원 정자2지구점은 오픈 6개월 만인 지난 2월, 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국 가맹점 가운데 최고의 매출과 성장률을 기록했다. 치킨 전문점의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 신장을 위해 본사에서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정자2지구점은 전달에 비해 무려 10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

본사의 캠페인에 자극받은 것도 있지만 올 3월, 점포와 불과 10m 떨어진 곳에 교촌치킨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광고와 홍보활동에 주력한 결과였다. 평소보다 5배 이상 광고전단지를 돌렸고, 지역 생활정보지 광고는 물론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도 시작했다. 그러자 치킨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은 셈이다.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전국 가맹점 중 매출 1위를 달성하자 본사에서도 깜짝 놀랐다. 본사 직원들이 현장 실사를 나올 정도였다. 신씨는 “집중적인 홍보활동도 주효했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가 자연스레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부터 전국 BHC 가맹점 가운데 매출 상위 10위권에 오른 정자2지구점은 10월까지 전국 매출 1위를 4번이나 차지할 정도로 우수 점포로 자리잡았다. 먼저 입점해있던 치킨 전문점 두곳이 백기를 들었고, 50평 규모의 피자 전문점도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 7월에 인근에 롯데리아가 생기자 본사에서도 매출 하락을 걱정했지만 신씨는 생각이 달랐다.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겠지만 고객 응집력이 큰 롯데리아의 덕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매출은 보름 정도 타격을 받다가 이내 예전의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 9월에도 신씨는 2,4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신씨는 “점주가 자신감을 가지고 운영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한번이라도 주문하거나 매장을 들른 손님은 고객 카드를 작성토록 해 컴퓨터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약 2,000세대의 주민들이 등록돼 있는데 이를 치킨 고객과 푸드 고객으로 따로 분류해 관리한다. 치킨을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푸드메뉴도 권유하면서 매출을 높이기도 한다.

또 아파트 단지를 매출별로 분류해 매출이 떨어지는 단지는 광고와 홍보활동을 집중해 매출을 다른 단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과학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기도 했다.

토속음식 프랜차이즈 운영이 꿈

최대 성수기인 5월달에 2,800만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한 정자2지구점은 인근 가게들이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절반 가량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서도 10월 2,2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재료비 1,100만원, 인건비 170만원, 임대료 140만원, 관리비 50만원을 제외한 740만원이 신씨의 순익으로 남는다.

회사에서 연봉 4,000만원 정도 받던 신씨로서는 두배 이상 오른 셈이다.

신씨는 경기가 풀리더라도 점포의 매출은 3,000만원선이 한계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다른 사업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치킨 전문점은 자신만의 외식사업을 하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했다는 그는 1년여 동안 몸으로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토속음식을 아이템으로 삼아 스스로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고 싶어한다.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은 가게 문을 닫고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소문난 음식점을 답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현정 점주의
치킨 전문점 운영 노하우


① 맛은 기본, 신선도를 유지하라.
웬만한 업체라면 치킨의 맛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얼마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차이가 난다. 유통기한을 엄격하게 지키고, 별도로 구입하는 야채 등도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라.

② 음식과 매장을 깨끗하게 해라.
입맛이 까다로워진 고객들은 음식의 맛과 함께 건강을 함께 고려한다. 같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나 깨끗하고 정갈하게 조리하느냐가 중요하다. 내점고객이 많은 경우 매장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요소다.

③ 고객과 친구가 되어라.
동네 상권에서 장사를 하는 경우 얼마나 많은 단골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초등학교, 중학생 고객의 이름은 물론 별명을 기억해서 스스럼없이 대하다 보면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물론 부모들도 단골고객이 되기 마련이다.

④ 단골고객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보다 단골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여야 한다. 단골고객에는 사이드메뉴 등을 푸짐하게 제공해 충성도를 높여라. 당장은 지출이지만 더 큰 수입이 되어 돌아온다.

성행경 기자 (hk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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