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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창업현장-보쌈전문점

갓 담근 김치·막 삶은 고기 환상궁합 맛 살려 재기 '우뚝'

새빨간 김치에 도르륵 말린 삶은 고기가 곧장 손님의 입으로 빨려 들어간다.

‘갓 담근 김치’와 ‘막 삶은 보쌈’의 궁합은 입안에 들어오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씹으면 씹을수록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목구멍을 타고 ‘술술’ 넘어가기 때문이다. 인천 옥련동의 원할머니 보쌈집에서는 여기저기서 ‘맛있는’ 소리가 들린다.

‘원할머니 보쌈’(bossam.co.kr)은 1968년 청계천에서 첫 문을 열었다. 이제는 전국에 160개 가맹점을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로 발전했다.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유원지에서 멀지 않은 옥련동 아파트 단지에도 원할머니 보쌈집이 생겼다. 이곳에 원할머니 보쌈을 개업한 사람은 올해로 오십 줄에 접어든 정재원(50) 사장이다.

검증된 브랜드로 위험줄여

명예퇴직 한파가 불어닥친 1998년, 정 사장은 22년 동안이나 근무한 직장을 그만두고 새 인생을 찾아 나섰다. 노후 준비를 하려면 더 늦기 전에 개인 사업을 시작해야하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감하게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의 나이 45살이었다.

하지만 이미 회사 생활이 몸에 밴 그에게 개인 사업은 그리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친척과 함께 지방 유람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손해만 잔뜩 보고 손을 털고 나왔다. 그 뒤에는 일을 벌이기가 망설여졌다. 롯데리아나 파리바게트 등 비교적 안정적인 가맹점 사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금 부족과 입지 선정 실패 등으로 중간에 포기해야만 했다.

어느덧 퇴직하고 4년이 흘렀다. 직장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도 서서히 바닥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고등학생인 자녀 두 명은 이제 곧 대학에 진학해야 했다. 그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정 사장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마지막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인천 주안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원할머니 보쌈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애시당초 보쌈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할머니 보쌈 맛을 본 그는 ‘알싸한 맛’에 금방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인천시에서 영업하는 다른 보쌈 점포를 몇 군데 방문해 본 결과, “도전할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할머니 보쌈의 경쟁력을 인정한 것이다. 게다가 보쌈과 족발은 애초 예상과는 달리 겨울을 제외하고는 계절을 거의 타지 않는 음식이다. 매출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지는 유행음식도 아니다. 그는 ‘내 인생의 마지막 승부’라는 각오로 보쌈 집을 시작했다.

사실 사업의 성패는 점포를 어디에 잡느냐에 달려 있다. 본사는 1만5천가구 아파트가 몰려 있는 인천시 옥련동을 추천했다. 정 사장도 여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이 넘게 주변 상가를 탐색한 끝에 그는 40평 남짓되는 2층 점포를 찾아냈다. 망설이지 않고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정 사장은 가게를 열자마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고 한다. 우선 새로 생긴 점포를 알리는 게 급선무였다. 전단지 광고와 책자 광고는 기본이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스티커를 나눠주었다. 저녁 시간에는 동네 곳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저녁 7시에 현수막을 걸었다 밤 12시에 떼어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30여 곳을 돌아다니며 배달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런 열성 덕분 때문에 첫 달 매출이 5천만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정 사장 자신은 물론, 본사에서도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홍보를 비롯해 배달, 카운터 보기 등 ‘1인 3역’을 소화해낸 정 사장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러나 불경기에도 첫 매출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악착같은 서비스 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 사장은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에게 항상 음식 맛을 물어보곤 한다. 맛이 좀 달라졌다고 얘기하는 손님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는 불만을 바로 바로 고친다. 옛 직장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해온 습관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마진은 좀 줄더라도 손님이 원하는 것은 아끼지 않고 준비한다. 주택가 식당은 대부분이 단골 손님이라 인심이 넉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다른 지역 원할머니 보쌈 집보다 옥련점은 반찬이 서너개나 더 많다.

순익 줄더라도 인신 후하게

이 때문에 마진률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월 매출액 5천만원에서 직원 5명의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1천만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떨어진다. 본사에서 제시하는 마진률 25%보다 5% 정도가 낮은 셈이다.

정 사장은 원할머니 보쌈을 시작한 뒤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창업비용 1억7천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집까지 팔아야 했다. 더구나 작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7500만원의 대출도 받아야 했다. 창업비용만 해도 모두 1억7천만원이 들었다. 점포 보증금 7500만원에 권리금 5천만원, 인테리어 3500만원, 가맹비 300만원, 기타 비용 700만원 등이다. 하지만 1년 넘게 땀흘려 점포를 일군 덕분에 대출빚은 거의 다 갚았다고 한다. 아울러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정 사장은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 가운데 창업으로 성공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전한다. 그는 “창업 초보자라면 원할머니 보쌈처럼 이미 검증된 브랜드의 프랜차이즈로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본사에게 배송해주는 식재료를 이용하면 초보자도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악착같이 매달리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호준 <이코노미21> 기자 hojun@economy21.co.kr

전문가 평가 신선한 재료·지속적 홍보가 핵심

보쌈은 흔히 ‘한국형 패스트푸드’로도 불린다. 빨리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상차림과 간단한 조리법이 서양식 패스트푸드와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식은 조리법이나 재료구성이 복잡해 매뉴얼로 만들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보쌈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따라서 초보 창업자들에게 보쌈집은 안성맞춤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주방장 관리와 힘든 육체노동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의 매뉴얼을 따라 하면 가맹점에서도 일관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보쌈 사업에 성공하려면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기와 김치 맛의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품질이 좋은 고기를 사용해야 하며, 김치도 숙성되지 않은 갓 담근 김치를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매출 가운데 배달비중이 큰 업종이므로 지속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 정보지나 신문 전단지 홍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배추 절이는 법, 고기 삶는 법, 위생관리 등의 조리교육을 철저히 하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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