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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스쿨
창업사례
  [CEO 창업열전] 장동선 종합분식 프렌차이즈 ‘국당’ 사장
오늘도 허탕이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적으로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벌써 며칠째 골탕을 먹이는 것인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이곳 부산에 내려온 지 벌써 보름째. 서울에서 한달음에 달려왔건만 장동선 사장(40)은 우동 육수를 만드는 법을 배우기는 커녕 육수만드는 과정조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사장이 머물고 있는 식당은 부산의 한 우동전문점. 30여년 운영하는 우동 전문집이다. 시중가보다 월등히 높은 6000원에 판매해도 식사 시간이 되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던 우동집이었다.

장사장이 처음 이 곳을 찾았을 때도 역시 손님들이 붐비기는 마찬가지. 우동 국물맛을 본 장사장은 이곳 우동맛이 명불허전(名不虛傳)임을 파악했다. 즉각 식당 사장에게 무보수로 일할테니 비법을 알려달라고 졸랐다. 그리고는 사장이 대답을 머뭇거리는 사이 주방에 들어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누가 음식비법을 쉽게 알려주겠어요. 따라서 막무가내로 매달려야지요.”

장사장은 자신이 있었다. 자신의 눈썰미를 믿은 것이다.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식당에서 일한지 보름이 지날 때까지 육수를 만드는 법은 커녕 육수 재료조차 알 수가 없었다.

곰곰이 지난 보름동안의 일을 생각하던 장사장은 다음날 새벽 4시 식당문을 두들겼다. 주인이 놀란 얼굴로 그를 맞이 했다.

“매일 새벽 밤 12시까지 일하고 숙소인 여관에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1시 정도입니다. 그런데 2,3시간 정도 자고 나오니 주인이 놀라 수밖에요.”

그가 새벽 4시에 식당문을 두들긴데는 이유가 있었다. 식당주인은 처음에 새벽 6시까지 나오라고 했다. 그러나 장사장이 6시까지 식당에 도착하면 항상 육수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는 이점을 파악, 꼭두새벽에 식당문을 두드린 것이다.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유방의 명참모 장량에게 따라 다니는 신화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른 새벽 산책을 나선 장량에게 다리 밑의 신발을 줏어오라는 신비한 노인과 관련된 이야기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 날 이후 식당주인은 저에게 재료 고르는 법, 육수만드는 법, 면을 뽑는 법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더군요.”

장사장의 음식사사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초밥 냉면 메밀 돈가스 등 각종 음식비법을 배우러 전국을 돌아다녔다. 주로 분식관련 아이템이다. 이같은 음식사사순례는 사업이 안정기조에 들어간 지금도 마찬가지다.

“음식맛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 그 날로 달려갑니다. 옆에서 음식만드는 것을 거들면서 곁눈질로 배운 것이 태반이지요.”

그가 음식맛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분식점을 차린 것은 지난 97년 4월 4 일.수원 아주대 정문에서 13평규모의 분식점을 냈다. 그러나 단순한 분식점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다양한 메뉴,특히 퓨전요리가 중점이 된 신개념의 분식점을 생각했습니다.”

가게는 처음부터 잘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하루 매출이 70만원선을 유지했다. 1억원 정도 투입된 가게로서는 만족할 만한 매상이었다. 매출 호조에 힘입어 그해 12월 수원 남문거리에 2호점을 냈다. 젊은 층을 고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지금 국당의 기본인테리어가 이 때 탄생했다.

그러나 2호점은 장사초기에 장사장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혔다. IMF가 터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이듬 해인 98년 7월에 되어서야 정상화 됐지요. 빌린 돈으로 시작한 가게라서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누가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장사 초기에 애물단지가 돼버린 2호점이 나중 국당을 일으킨 원동력이 될 줄이야. 그 당시에는 장사장 자신도 몰랐다. 국당의 특징인 퓨전요리가 이 때 중점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 가게를 살리려고 특히 메뉴 개발에 치중했습니다. 맛있는 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동분서주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20여가지 불과한 메뉴가 6,7개월이 지난 후에는 50여 가지로 늘어나더군요. 이후에도 골동반 비빔만두밀나노 틴틴라이스 등 100여가지의 퓨전요리를 개발했습니다.”

2호점이 1일 매출 80만원선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장사장은 프랜차이즈를 준비했다. 국내 최초의 종합분식 프랜차이즈다. 상호명은 국당. 국화를 좋아해서 지은 이름이다. 국화향기처럼 운치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장사장은 가맹점 모집을 서두르지는 않았다. 매년 10개 이상 오픈 한 적이 없어 최근까지 23개의 가맹점을 확보했을 따름이다. 이는 국당이 경쟁력이 없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다. 장사장이 음식맛을 개발하기위해 전국을 유람하던 것과 사뭇 다르지 않다.

“그동안
물류센터 전문인력확보 등 체계적으로 프랜차이즈 회사모습을 갖추었지요. 특히 적정매출확보, 고정고객확보 등 가맹점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셈페르
파라투스(Semper Paratus. 언제고 준비되어 있는 뜻의 라틴어). 장사장이 섳성장에 역점을 두지 않은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확장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례는 미국 버몬트 주의 워터베리에 본사를 둔 아이스크림 회사인 ‘벤 앤드 제리스’ 사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회사는 기존의 가맹점과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나머지 가맹점확장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최근 속도가 빨라지기는 했지만 한 때 1년에 10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지 않았다.

이같은 ‘성장’보다는 ‘체계적인 준비와 실속갖추기’ 전략은 최근의 경기침체상황 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꾸준하다는 것이 무엇보다 주목된다.

“국당 가맹점의 손님 중 70%가량이 고정고객으로 경기침체기에도 매출타격이 적습니다. 수원 남문 로데오거리에 있는 직영3호점의 경우 16평의 매장에서 하루매출 150만∼160만원선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요.”

국당은 그러나 근래들어 가맹점관리전략에서 가맹점 확장 전략으로 포인트를 바꿨다. 철저한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비상(飛翔)을 해야겠다는 판단이다.지난 3,4년 동안 축적된 사업적 역량을 널리 일반에 알릴 각오이다. 3년내 500개 정도의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왕 시작했으니 음식천하통일을 해야지요.”

이를 도와줄 사람도 나타났다. 기획영업을 담당할 안태건, 물류식자재를 전담하는 한상진씨도 지난 봄에 합류, 장사장의 음식천하통일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의 우애는 남다르다. 사업을 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는 게 주변에 소문날 정도다.

“ 이들의 우애는 보통이 아닙니다.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 등의 ‘도원의 결의’
현대판입니다.” 한솔창업컨설팅 김시현실장의 말이다.

천하통일. 그것은 그의 꿈이기도 하다. 그는 한때 국내 유도계를 주름잡던 유도의 달인이었다, 국가대표 유도상비군이었던 그는 지난 84년 LA올림픽 선발전 하프헤비급(95kg이하) 결승에서 아깝게 패하고, 잇단 부상으로 세계 천하통일의 꿈을 접어야했다. 그는 유도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꿈을 음식분야에서 이룰 각오이다.

“그 어떤 고통도 운동할 때의 고통을 능가하지 못합니다. 운동하던 정신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요.”

그가 자신의 우산을 기자에게 쥐어주고 비속을 성큼성큼 걸어가면서 던진 말이다. 그를 만난 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가을 비라서 서늘한 한기를 느끼게 하는데 충분한 비였다.(031)239-9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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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oon@fnnews.com 정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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