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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이 파는 법]아저씨네 낙지찜 유민수 사장

유머·서비스 정신 배합된 감성경영으로 문전성시

“음식점이지 술집이 아닙니다”

“신촌의 유명한 낙지찜 식당 알아?” “어디?”
“남자들끼리는 들어갈 수 없는 식당 있잖아∼” “아∼ 그 집!”

11년 전, ‘아저씨네 낙지찜’을 개업하기 전까지 유민수(49) 사장은 무려 15차례나 직업을 바꾸었다. 지금의 낙지찜 가게를 차리게 된 것은 부친이 해산물 도매상을 했던 탓도 있지만 그 자신이 음식 만들기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이다. 가족들에게 자신이 새로 개발한 낙지찜을 선보였다가 반응이 워낙 뜨거워 아예 가게를 직접 차렸다.

뛰어난 맛을 가진 음식점을 찾을라치면 눈에 밟히는 것이 서울 거리다. 가게를 차린 뒤 아저씨네 낙지찜도 맛있는 가게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맛보다 더 강하게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든 것은 색다른 점포 마케팅이었다. 유사장은 일단 맛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뒤 색다른 시도를 더해 가게를 ‘명소’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아저씨네 낙지찜은 무엇보다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가게를 지향한다. 그래서 손님 1인당 주문한 술이 한 병을 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여성 고객을 반드시 동반하도록 한다.

유사장이 이런 비즈니스 방침을 정한 것은 ‘음식점이 술집이 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신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려 했다.

식당 한개 층은 아예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호텔 커피숍에 뒤지지 않는 고급 차(茶)를 무료 제공한다. 접대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종업원 급여도 인근 가게보다 훨씬 높게 책정했다. 종업원들의 신바람은 손님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유사장은 이러한 경영방침에 대해 “음식점 해서 번 돈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듣는 말이지만 그의 부(富)의 사회환원과 관련된 철학은 의외로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유한양행이 있던 영등포에서 자라난 덕분에 그는 유한양행의 유일한 설립자를 존경하면서 자라났다고 한다. 작고한 지금도 유일한 설립자는 부의 사회환원을 몸소 실천한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덕분에 그는 ‘나도 돈을 벌면 저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학창시절부터 수없이 되뇌였다고 한다.

“음식점 안에 무료 서비스 공간을 크게 만든 것은 사업적으로 보면 썩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 중에는 이를 말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비록 작은 음식점이긴 하지만 손님들로부터 번 돈을 다시 되돌려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선택과 집중·여성우대 전략으로 인기

아저씨네 낙지찜의 메뉴는 낙지찜 한 가지뿐이다. 큰 것과 작은 것을 고를 수 있을 뿐이다. 매장이 손님으로 북적거리면 자연 새로운 메뉴를 모색해 봄직하지만 유사장은 한 가지 메뉴만을 고집한다.

무엇보다 낙지찜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메뉴만 취급하기 때문에 재료가 신선하고, 계속 만들다 보니 맛은 더욱 좋아진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인 것이다.

“메뉴 한 가지뿐이라는 것은 손님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음식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재료의 신선함을 믿고 신속한 음식 제공을 기대하게 됩니다.”

낙지찜은 보통 맵다. 그래서 매운 맛을 풀어주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이 집에서는 해물 홍합탕을 준다. 그런데 이 해물 홍합탕은 유료가 아니라 무료다. 그것도 무한정으로 제공된다.

이 집의 주요 고객은 20∼30대이고 특히 여성 고객이 많다. 유사장은 일식집처럼 다리를 아래로 펼 수 있도록 테이블 아래 공간을 만들어 여성 고객을 배려했다. 노출이 심한 여름에는 여성에 한해 1회용 앞치마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사용한 앞치마가 피부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고객들을 최대한 배려하려는 것이다.

아저씨네 낙지찜에 들어서는 고객들은 먼저 입구에 걸려 있는 ‘남성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에 눈길을 주게 된다. 남성은 무조건 못들어간다는 말이 아니고 여성을 동반하지 않은 남성은 못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아저씨네 낙지찜의 제1계명이다.

이 안내문을 본 남성 고객들은 씁쓸한 생각도 들겠지만, 여성들의 얼굴은 금방 미소로 활짝 필 수밖에 없다. 유사장은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 안내문을 내걸지 않았다고 말한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낙지찜에 대한 자부심이 나름대로 상당했죠. 그런데 남자 고객들이 낙지찜을 그저 술안주로만 취급하는 것에 참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술을 상대적으로 적게 마시는 여성이 동반하면 남자 고객들이 술을 좀 덜 마시게 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지난 2000년부터 이런 정책을 폈습니다. 술을 덜 마셔 건강도 챙기고, 낙지찜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죠.”

그래서 정해 놓은 제2계명이 고객 1인당 소주 1병 이상을 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역시 술을 지나치게 마시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낙지찜이 술안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손님의 건강을 돌보려는 배려에서다. 매장의 효율성을 따져본다면 술을 오랫동안 마시지 않게 함으로써 좌석 회전율을 높이는 측면도 있다.

제3계명을 꼽으라면 지나치게 소란을 피우는 고객들은 ‘경고’를 받는다는 점이다.

시끄럽다고 해서 퇴장 명령을 곧바로 받지는 않는다. 1차로 ‘옐로카드’성 경고를 하고 대신 고급 과일주 1병을 특별 서비스(?)한다. 채찍이 아닌 당근이다. 난데 없이 과일주가 나오면 단골 손님들은 머쓱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계속 떠든다면 여지없이 ‘레드 카드’다. 퇴장 명령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때는 음식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재미있는 규칙이 아닐 수 없다. 규제를 하긴 하되 유머와 무료 서비스가 적절히 배합된 감성적 경영이라 할 수 있다.

종업원이 신명 나야 고객도 즐겁다

남성 출입금지라든가 1인당 술 1병 이상을 팔지 않는 특이한 정책은 말을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입을 타게 마련이다. 소비자들은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입소문 효과를 유사장은 주목했고 또 주효했다.

아저씨네 낙지찜 앞에 손님들의 줄이 길어지자 유사장은 매장 확장을 단행했다. 가게가 문을 연 지 꼭 9년 만이었다. 본점 길 건너편에 똑같은 가게를 하나 더 차렸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서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식당을 하는 이들의 속설 가운데 가게가 잘 돼 식당 공간을 넓히면 영업이 안된다는 말이 있다. 확장 후에 식당 분위기가 낯설어지는 데다 종업원의 서비스도 종전에 비해 떨어지게 되고, 가격은 올라도 음식맛은 예전만 못하다고 고객들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민수 사장은 기존 식당은 그대로 놔둔 채 길 건너편에 식당 하나를 새롭게 냈다. 대신 새로 낸 식당의 2층은 식사 공간이지만 1층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식사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무료로 차를 서비스하기 위한 것이다. 무료라고 해서 자판기에서 뽑은, 그저 그런 커피나 차가 아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터도 있다. 카푸치노, 카페라테, 카페모카 커피도 마실 수 있다. 또 녹차, 자스민차, 허브차 등 다양한 차를 제공하고 있다. 바빠서 식당에서 차를 마실 수 없는 손님들을 위해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도록 했다.

“고객에게 번 돈 고객에게 환원한다”

“그동안 식당을 통해 번 돈을 손님에게 되돌려주는 차원에서 만들었습니다. 식사와 차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원스톱 식사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죠. 바로 근처에 서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이 입점하면서 일종의 위기 의식도 작용했습니다.”

한국 토종 음식에 대해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유사장은 경쟁력 있는 전통 음식들이 서양 음식에게 자꾸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서비스 공간을 만들자 인근 식당과 커피숍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식당에서 차까지 무료로 제공하면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얘기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유사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우리 나라 식당의 서비스가 좋아져야 외국 식당에 대항할 수 있다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히려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널찍한 주차 공간까지 마련했다.

잘 나가는 회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종업원을 착취해서 저비용으로 많은 이윤을 내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높은 복리후생 수준으로 종업원들이 신명나게 일하면서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회사가 있다. 후자가 더 바람직 하다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종업원이 즐거워야 손님에게 친절하고, 손님도 즐거워한다.

아저씨네 낙지찜에 가본 사람이라면 우선 다른 식당에 비해 직원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평균 고객 수에 맞추어 종업원을 고용한다. 그러나 아저씨네 낙지찜은 고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를 기준으로 종업원들을 고용한다. 그래야만 가장 붐빌 때에도 종업원의 고객 서비스 수준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식사 시간을 지나서 식당에 들렀을 때 종업원들이 매장 한 귀퉁이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저씨네 낙지찜에는 직원들이 식사하는 공간을 따로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 종업원의 식사 메뉴도 매우 좋다고 한다.

“고객에게 잘 하는 식당은 많지만 종업원에게까지 잘하는 식당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종업원은 잠시라도 편안하게 쉴 곳을 찾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종업원을 위한 샤워 시설과 헬스 공간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종업원들의 몸이 피곤하면 제대로 된 고객 서비스가 나오지 않습니다.”

유민수 사장에게는 바람이 하나 있다. ‘남성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식당 입구 문에서 떼는 것이다. 이유는 이 원칙으로 인해 인해 현재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을 내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남성들이 알아서 술을 적게 마시면 팻말을 당장 떼어내고 싶다는 것이다. 유사장의 바람이 언제쯤이면 실현될 수 있을까?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몰라도 유사장은 늘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고 있을 것이다.

유사장의 음식점 비즈니스 노하우

1. 단일 메뉴로 승부하라.


제일 자신 있는 메뉴 하나로 승부하라. 메뉴가 하나이니 주문과 요리 과정에서 불필요한 로스(loss)가 줄어들고 신속한 음식제공이 가능하다. 이는 좌석회전율을 높여 매출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2. 최고의 재료를 써라.

재래시장이든 백화점이든 가장 좋은 재료는 가장 비싸다. 비싸지만 좋은 재료를 써서 음식의 품질을 높이고 그에 상응하는 가격을 받아라. 가격에 값하는 음식에 대한 고객들의 가격저항감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3. 푸짐하고 후하게 줘라.

음식점의 기본은 인심이다. 음식 장사는 열을 주면 열명이 오고 백을 주면 백명이 찾아 온다. 홍합탕과 칵테일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당장은 손해지만 멀리 보면 이익이다. 고객을 감동시켜라. 한 명의 손님이 백 명의 손님이 되어 돌아온다.

4. 튀는 전략을 써라.

여성을 우대하는 것 자체가 흥미거리다. 여성 고객은 입소문이 빠르기 때문에 이는 매출상승으로도 이어진다. 또 술보다는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 술을 적게 마시라는 공익적인 메시지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

5. 재투자를 아끼지 말라.

음식점으로 번 돈은 다시 고객들에게 환원해야 한다. 실내 인테리어 등 매장 관리와 종업원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데 신경을 쏟아야 고객들이 계속 찾아온다. 이윤을 매장과 종업원에 재투자하는 것도 일종의 사회환원이다.

6. 직원이 즐겁게 일하도록 하라.

음식업의 기본은 맛이지만 핵심은 서비스의 질이다. 종업원의 월급과 복리후생 수준을 높여 직원이 즐겁게 일하도록 하라.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거워진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www.ema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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