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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스쿨
창업사례
  [CEO 창업열전] 생과일 아이스크림 ‘프렌치키스’ 김덕주 사장
그 해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싸늘한 냉기는 아침과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출근하자마자 조그만 중고 난로에 불을 지피지만 밤새 꽁꽁 얼어붙은 추위는 쉽사리 가시지가 않았다. 사무실 벽면을 타고 내려오는 냉기에 김덕주 사장(당시 32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을 떨어야만 했다.

1999년말 김사장은 서울 방배동의 한구석에 조그만 둥지를 마련했다. 5평의 지하공간. 난방조차 되지 않은 사무실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은 그에게 꿈의 궁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97년말 이래 2년 여에 걸친 험난한 야전생활을 마치고 마련한 공간이었다. 야전생활이란 현장에서 보낸 세월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곳에서 당시 시선을 끌기 시작한 생과일 아이스크림전문 프랜차이즈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회사명은 ‘오앤씨기획’(나중에 오앤씨글로벌로 사명변경),브랜드명은 ‘프렌치키스’였다.

“기존에 거래했던 인테리어업자들이 모아준 돈 300만원으로 차린 사무실입니다. 보증금 200만원을 내고나니 수중에 불과 100만원이 남더군요. 컴퓨터 등 집기 살 돈에도 턱없이 모자라더군요.”

지하실의 조그만 공간에 2명의 직원. 초라한 외형이지만 김사장은 사업을 멋지게 일으킬 자신이 있었다. 그가 꿈꾸는 것은 프랜차이즈 왕국. 여러 개의 정상급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창업의 메카를 만드는 게 그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였다.

김사장이 창업현장을 찾은 것은 대학 4학년 때인 지난
97년말. 만학도인 김사장이 졸업을 앞두고 우연치 않게 얻은 첫직장이 바로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인쇄편의점. 당시 시대상황의 비용절감코드에 맞은 이 회사는 성장속도가 빨랐고, 김사장 자신도 이에 맞춰 프랜차이즈의 매력에 한층 빠져들어갈 수 있었다. 과일가게 ,도서대여점 프랜차이즈회사 등 3,4개 회사를 거치면서 김사장은 어느새 프랜차이즈 전문가가 되어갔다. ‘현장의 프랜차이즈 전도사’가 바로 당시 김사장의 닉네임이었다.

그러나 시작은 역시 험난했다. 무엇보다 자금이 태부족했다. 변변한 난방기구조차 갖추지 않고 시작한 사무실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은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이듬해 봄이 되었건만 상황은 나아질 줄 몰랐다. 자신을 따라다니던 사업초기 2명의 직원도 이때쯤 떨어져 나갔다.

“아쉬웠지만 그들을 그대로 보낼 수밖에 없었지요.”

이제는 혼자였다. 정말 외로웠다. 그러나 김사장은 외롭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 할 수가 없었다.

꺾이지 않은 정신에는 무엇보다 사업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배경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배수진의 자세도 한 몫 거들었다.

“ 정말 자신이 있었지요. 더구나 점차 주변여건이 호전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거든요.”

사업은 그러나 자신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자금의 흐름이 필요했다. 조그만 사무실이지만 유지비가 요구됐다. 생활비도 필요했다. 김사장은 어렵사리 얻은 프랜차이즈 개설 아르바이트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그는 이 와중에서 자신의 프랜차이즈 전개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자신감은 항상 넘쳐흘렀다.

어느날의 일이다. 하루는 김사장이 당시 이 분야 선두인 모업체를 방문했다. 업체사장을 만난 김사장은 자신을 소개한 후 대뜸 브랜드를 팔라고 요구했다.

“ 업체 사장이 한참을 웃더군요.”

웃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개의 가맹점도 없는 회사의 새파란 젊은이가 선두업체 사장에게 호령하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코미디 소재다.

“저는 정말 진지했습니다.”

그랬다. 그는 모든게 진지했다. 자신이 ‘프랜차이즈 천재’라는 믿음에는 한치의 오차가 없었다. 일본에서 인터넷제국을 일으킨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사업 초기 ‘나는 천재입니다’,‘일본 최고의 유통회사를 만들 겁니다’라고 서슴지 않고 말하고 다녔던 그 뉘앙스와 김사장의 자신에 대한 믿음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00년 7월 드디어 소망하던 가맹점 1호가 분당 서현역에 탄생했다. 동시에 경쟁사인 모업체의 가맹점을 설득, 프렌치키스 직영점으로 활용키로 하는 것도 성공했다.

프렌치키스호(號)가 성공적인 이륙을 한 것이다. 그해 연말이 가기 전에 10개의 점포를 열었다.

2001년에 들어서자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매달 5∼10개 정도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그 해만도 70개의 가맹점이 늘어나 연말께는 80호점을 돌파하게 됐다. 제대로된 직영점도 없이 만든 것으로는 놀라울 만한 성적이었다.

프렌치키스가 인기를 끈 데에는 당시 창업붐이 일어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쟁업체보다 빨리 시장상황에 대응한 것이 주 요인이었다.

“이를 테면 쌍화차 인삼차 퓨전차 등을 개발, 테이크아웃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이것이 가맹사업을 전개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후 승승장구. 이듬해 2002년초 100호점을 돌파한 후 최근 2003년 연말을 앞두고 200호점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프렌치키스는 500개점포. 2년 내에 도달할 목표다.

프렌치키스를 안전궤도에 올린 김사장은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왕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사업초기부터 구상했던 계획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2브랜드로 키우고 있는 게 ‘돈견문록’. 샤브샤브와 퓨전삼겹살 복합전문점이다.

제3브랜드인 ‘탄두리치킨’은 포화상태인 치킨시장에 새바람을 몰고올 작품이다. 인도 치킨음식에 소스 등을 통해 변화를 주는 탄두리치킨은 이색적인 맛으로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카페테리어 방향의 ‘비비바치오’를 제4브랜드로 설정, 사업시동에 들어갔다.

김사장이 전개하는 프랜차이즈는 한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복합매장이라는 것이다. 아이스크림과 커피 또는 국산차,샤브샤브에 삼겹살 또는 후식류,치킨에 피자 등 항상 복합아이템을 추구하고 있다. 이게 현재 시장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저에게는 시장논리가 최우선입니다. 시장이 원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든 항상 바꿀 용의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삼겹살로 시작한 돈견문록에 한달만에 샤부샤브가 주메뉴로 등장한 것은 바로 이때문입니다.”

쉽사리 볼 수 없는 재빠른 순발력. 그에게 이런 순간대응논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회사를 차리기 전 100여 곳의 현장을 직접 뛰어다녔지요. 그 때 철저히 깨달은 게 바로 순간 대응논리입니다. 기획 마케팅 아이템 가맹점관리 등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련된 모든 것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입니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 그에게는 시장이 바로 모범답안이었다. 그의 왕이고 신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시장을 무시 또는 경시하는 전략으로 일그러지는 업체를 얼마나 보아왔던가. 말로만 시장을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시장의 흐름을 애써 외면하는 대담한 전략(?), 단지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장과 싸우는 돈키호테식 전략을 구사하는 경영자를 얼마나 보아왔던가. 그런 점에서 그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만만치 않다.

3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3년이 채 안돼 약 1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사업초기 8개월 동안 한 개도 개설하지 못한 가맹점을 2년만에 약 300개로 늘린 그 놀라운 스피드의 원천은 바로 이 시장을 신(神)으로 모시는 전략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02)2252-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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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oon@fnnews.com 정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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